우리는 오래된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다. 독일은 수도세가 1년을 기준으로 해서 청구가 된다. 그런데 작년에 사용한 수도세가 기존년도의 3배가 넘게 나왔다고 집주인으로 부터 연락을 받았다.
계산을 해보니, 우리가 매월 사용한 양이 거의 수영장 만큼 사용한 것이었다.
나는 많이 찔렸다. 혹시 나 때문인가? 나는 샤워도 자주 하고, 설거지도 물을 아끼면서 하기는 하는데, 최대한 깨끗하게 하는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여러번 세척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너무 말이 안되서, 억울해서 우리는 수도세를 다시 체크해달라고 요청을 했다.
한 달후, 옆집 이웃이랑 마주쳤다.
이웃이 말해주기를, 우리 아파트의 수도관이 오래됬거나 파손된 곳이 있어서 공사를 해야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리고 그녀도 다른 이웃들도, 제작년에 비해 수도세가 3배이상이 나왔다고 했다.
그래서 일단은 난 한숨 내려놓았다.
그 이후 얼마되지않아 배관공사를 시작하였다.
지금까지 공사를 시작한지 약 3달 좀 안 된것 같다.
남편 말로는 우리동네는 정말 조용하고 안전한 동네이다. 시골에 사는것은 아니지만, 도시에서 이 정도면 안전하다고 하다. 그래서 남편은 우리동네가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한국에서 온 나는 뭐 글쎄? 이다. 한국에서는 cctv도 있고 도어락도 사용하고, 아파트에서도 거주인 말고는 못들어오게 비밀번호 입력하는 시스템이어서 누군가 우리가 사는 동네가 안전하냐고 묻는다면, 안전한건 모르겠는데 다른 지역이랑 비교했을 때는 조용해서 좋다고 말하고 싶다.
배관공사를 한지 거의 세달 정도가 되었는데, 배관공사한 이후로 우리집 앞 복도에 두었던 맥주들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곰표 4캔이 사라진것을 남편이 발견했다.
맥주의 나라 독일에서 맥주가 비싸면 얼마나 비싸다고,,, 그냥 일반 독일맥주를 가져갔다면 그러려니 했을수도 있다. 복도에는 독일맥주 에딩거도 많이 있었다.
문제는 자꾸 남편이 좋아하는 곰표랑 카스를 훔쳐갔다는 것이다. ㅋㅋ
곰표는 남편이 너무 좋아하는 맥주라서 속상해했다. 남편이 속상해하니깐 나도 속상했다. 특히 내가 최근에 남편에게 세븐브로이에서 더 이상 곰표를 생산은 중단하고, 호랑이 대표밀맥주를 생산할지도 모른다고 했기때문이다.
우리가 집 앞에 복도에 맥주를 두었던 이유는 우리집 복도가 냉장고 처럼 시원하기 때문이다.
처음 곰표 4병이 사라졌을 때, 우리는 혹시 윗집 이웃의 친구들이 혹시 실수로 가져갔나? 싶었다. 왜냐면 워낙에 자주 파티를 하고 친구들도 자주 왔다갔다 하기 때문이다.
곰표가 우리집 복도에서 감쪽같이 사라진 이후로, 남편이 한국맥주 보관하는 곳은 외출전에 사진을 찍어놓기 시작했다.
그런데 오늘은 카스 4병과 토닉워터 1병이 없어졌다.
아니 뭐 이런 거지같은 좀도둑이 다 있나 싶다.
웃긴게 지금 윗집 이웃은 휴가를 가서 집에 없은지 꽤 됬고, 아랫집 이웃은 우리집에 뭘 빌리거나 용건이 있으면 항상 먼저 연락하고 방문하기 때문이다.
택배도 받은게 없어 의심할 택배 기사도 없고, 더군다나 우리 둘 중 한명은 항상 집에 있다.
정황상 공사하는 분들 중 한 명이 의심된다. 근거없는 의심은 안되겠지만,,, 그 사람만 우리집 복도에서 어슬렁거리는걸 본 적이 있기 때문이다.
맨날 공사하시는 분들 밖에 외출할때마다 얼굴보고 인사하고 왔다갔다 거리는데 참 어이가 없다.